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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단은 2단부터가 정답일까 — 외우는 순서 바꿔보기

아이와

구구단은 2단부터가 정답일까 — 외우는 순서 바꿔보기

2026-04-19·약 4분

구구단은 대부분 2단부터 9단까지 순서대로 외운다. 그런데 이 순서에는 이상한 점이 있다. 아이 입장에서 난이도가 순서대로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81개를 다 외우는 게 아니다

구구단이라고 하면 9×9=81, 즉 81개를 외워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이가 처음에 겁을 먹는 것도 이 숫자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새로 외워야 하는 건 그중 일부다. 규칙이 뚜렷해서 외울 필요가 없는 단이 있고, 순서를 바꾸면 이미 나온 것과 같아지는 문제가 아주 많다. 아래에서 하나씩 지워나가 보면 남는 게 얼마 안 된다.

어려운 단은 따로 있다

단별 난이도를 실제로 보면 이렇다.

2단 다음이 3단이고 그다음이 4단인데, 정작 아이가 무너지는 지점은 6·7·8단이다. 순서대로 가다 보면 가장 어려운 구간이 뒤에 몰려 있어서, 거기서 지치면 앞의 것까지 흔들린다.

쉬운 것부터 지워나가기

순서를 바꿔서, 규칙이 뚜렷한 단부터 먼저 처리하는 방법이 있다.

1단과 10단 — 규칙만 알면 끝난다. 외울 게 없다.

5단 — 끝자리가 5와 0으로만 번갈아 나온다. 시계 읽기와도 이어져서 써먹을 데가 많다.

2단 — 같은 수를 두 번 더하는 것이다.

4단 — 2단을 한 번 더 두 배 한 것이다. 2단을 알면 새로 외울 게 거의 없다.

9단 — 규칙이 가장 많은 단이다. 답의 십의 자리와 일의 자리를 더하면 항상 9가 된다(9, 18, 27, 36…). 그리고 십의 자리는 곱하는 수보다 1 작다. 손가락을 접어서 세는 방법도 여기서 나온다.

여기까지 하면 1·2·4·5·9·10단이 끝난다. 남은 건 3·6·7·8단이다.

남은 문제는 생각보다 적다

여기서 아이에게 보여주면 효과가 좋은 게 있다. 곱셈은 순서를 바꿔도 답이 같다는 사실이다. 7×3과 3×7은 같은 문제다.

이걸 적용하면 이미 외운 단과 겹치는 게 대량으로 사라진다. 6단의 6×2, 6×4, 6×5, 6×9는 이미 2단·4단·5단·9단에서 나왔다. 7단도, 8단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남는 건 이 정도다.

열 개 남짓이다. "구구단 81개를 외워야 한다"에서 "이 열 개만 남았다"로 바뀌면 아이가 느끼는 부담이 완전히 달라진다.

남은 것들에 손잡이 붙이기

이 열 개도 그냥 반복하기보다 걸어둘 곳이 있으면 낫다.

순서를 바꿔도 되는 이유를 먼저 보여준다

"7×3과 3×7이 같다"를 말로만 알려주면 그냥 하나 더 외울 것이 늘어난다. 눈으로 보여주면 다르다.

바둑알이나 블록을 3줄 × 7칸으로 늘어놓고, 종이를 돌려서 7줄 × 3칸으로 보게 한다. 개수는 그대로인데 보는 방향만 바뀐 것이다. 이걸 한 번 해보면 아이가 스스로 "그럼 반만 외우면 되네"까지 간다.

이 작업이 중요한 건 외울 양이 줄어서만이 아니다. 곱셈이 "외우는 것"이 아니라 "구조가 있는 것"이라는 감각이 여기서 생긴다.

제곱수를 기준점으로 삼는다

3×3, 4×4, 5×5처럼 같은 수끼리의 곱을 따로 묶어 외워두면 그 주변을 계산할 수 있게 된다.

찍는 게 아니라 아는 것에서 출발해 도착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느리지만, 이 경로를 몇 번 지나가면 그 답 자체가 외워진다. 반복 암기보다 오래 남는다.

틀린 것만 모은다

가장 흔한 낭비가 매번 2단부터 훑는 것이다. 시간의 대부분이 이미 아는 문제에 쓰인다.

이렇게 하면 대개 진짜 문제는 서너 개로 좁혀진다. 81개를 다 못 외운 게 아니라 서너 개가 남은 것이라는 걸 아이가 아는 것만으로도 태도가 달라진다.

나눗셈으로 이어진다

구구단을 외우는 진짜 이유는 곱셈보다 나눗셈에 있다. 56÷7을 풀 때 아이는 "7에 뭘 곱하면 56이지?"를 떠올린다. 구구단이 몸에 있어야 이게 즉시 나온다.

그래서 구구단을 외운 다음에는 방향을 뒤집어 물어보는 연습이 좋다. "7 곱하기 8은?"만이 아니라 "56은 7 곱하기 몇?"도 섞는다. 같은 지식인데 꺼내는 방향이 달라서, 한쪽만 연습하면 다른 쪽이 안 나온다.

속도는 마지막에

처음부터 빨리 답하게 시키면 아이는 계산 대신 찍기를 배운다. 처음에는 시간이 걸려도 방법으로 답을 찾게 두고, 정확해진 다음에 속도를 붙이는 순서가 낫다.

속도를 붙일 때도 시간을 재며 몰아붙이기보다, 어제보다 조금 빨라진 걸 확인하는 정도가 좋다. 구구단은 결국 몇 년을 쓰는 도구다. 몇 주 빨리 외우는 것보다 곱셈을 싫어하지 않게 되는 쪽이 훨씬 남는다.

구구단 연습단계별 곱셈 문제 풀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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