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저탄고지·간헐적 단식·저칼로리, 무엇이 나에게 맞을까
감량 방식은 종류가 많지만, 결국 대부분 "덜 먹게 만드는 장치"를 어디에 두느냐의 차이다. 어떤 방식이 우월하다기보다, 어떤 방식이 내 생활에서 오래 지켜지느냐가 결과를 가른다.
결국 적자를 만드는 방법의 차이다
어떤 방식이든 체중이 줄어드는 원리는 같다. 쓰는 것보다 덜 먹는 상태가 이어지는 것이다. 방식들이 다른 건 그 상태를 어떻게 견딜 만하게 만드느냐다.
- 시간을 제한해서 끼니 수를 줄이거나
- 특정 음식을 빼서 과식 경로를 막거나
- 총량을 직접 세거나
- 포만감이 큰 음식으로 채우거나
그래서 "어느 게 더 잘 빠지나"를 비교하는 건 대체로 의미가 없다. 나에게 어떤 장치가 잘 통하는지를 보는 게 맞다.
저탄고지 — 탄수화물을 줄인다
밥·빵·면 같은 탄수화물을 크게 줄이고 지방과 단백질 비중을 올리는 방식이다.
장치: 탄수화물을 줄이면 혈당이 급하게 오르내리는 폭이 줄어든다. 식후에 갑자기 몰려오는 허기가 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총 섭취량이 준다. 초반에 체중이 빠르게 빠지는 건 글리코겐과 함께 저장돼 있던 수분이 빠지는 영향이 크다.
지키기 쉬운 조건: 밥 없이도 식사가 되는 사람. 외식할 때 고기 위주로 고를 수 있는 환경.
힘든 지점: 한식은 대부분 밥을 전제로 짜여 있다. 회식이나 급식이 잦으면 유지가 어렵다. 지방을 늘린다고 아무 지방이나 늘리면 다른 문제가 생긴다.
간헐적 단식 — 먹는 시간을 줄인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언제 먹느냐를 정한다. 하루 중 8시간 안에만 먹는 방식(16:8)이 가장 흔하다.
장치: 먹을 수 있는 창이 좁아지면 끼니 수가 줄고, 대개 총 섭취량도 준다. 야식 습관이 있는 사람에게는 그 습관 하나를 끊는 것만으로 효과가 크다.
지키기 쉬운 조건: 아침을 원래 잘 안 먹는 사람. 저녁 시간이 일정한 사람.
힘든 지점: 먹는 창이 열렸을 때 폭식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아침을 굶고 오후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사람도 있다. 위장이 약하거나 혈당 조절에 문제가 있다면 시작 전에 상의가 필요하다.
저칼로리 — 총량을 직접 줄인다
먹는 종류나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하루 총 열량만 관리하는 방식이다.
장치: 가장 직접적이다. 중간 장치 없이 적자를 만든다.
지키기 쉬운 조건: 기록하는 걸 귀찮아하지 않는 사람. 먹는 음식 종류가 일정한 사람.
힘든 지점: 매번 세는 게 일이다. 그리고 무엇을 먹든 되기 때문에, 열량은 맞췄는데 단백질이 부족하고 포만감은 없는 식단이 되기 쉽다.
고르는 기준을 바꿔보면
"어느 게 더 많이 빠지나"로 고르면 대개 실패한다. 연구들에서도 방식 간 차이보다 그 방식을 얼마나 지켰는지가 결과 차이의 대부분을 설명한다. 그래서 이렇게 물어보는 편이 낫다.
- 내가 과식하는 건 주로 언제인가? → 시간 기반(간헐적 단식)
- 내가 과식하는 건 주로 무엇인가? → 종류 기반(저탄고지)
- 나는 세는 걸 귀찮아하지 않는가? → 총량 기반(저칼로리)
밤에 유독 무너진다면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보다 먹는 시간을 정하는 게 직접적이다. 반대로 밥과 면 앞에서 조절이 안 된다면 시간을 정해봐야 그 시간 안에 똑같이 먹는다.
지중해식 — 제한이 가장 적은 쪽
앞의 셋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 무엇을 빼라기보다 무엇을 늘리라는 쪽에 가깝다. 채소·통곡물·콩·생선·올리브유를 늘리고 붉은 고기와 가공식품을 줄인다.
장치: 포만감이 큰 음식의 비중이 올라가면서 총량이 자연스럽게 준다. 강한 제한이 없어 오래 유지하기 쉽고, 심혈관 건강 측면에서 근거가 비교적 많이 쌓인 방식이다.
힘든 지점: 감량 속도가 느리다. 빠른 변화를 기대하면 지루하게 느껴진다. 재료비가 올라가는 것도 현실적인 문제다.
빨리 빼는 게 목적이 아니라 오래 유지하는 게 목적이라면 이쪽이 가장 무난하다.
대부분 여기서 무너진다
방식과 무관하게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
-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 한다. 규칙을 다섯 개쯤 동시에 세우고 한 번 어기면 전부 놓아버린다.
- 주말에 무너진다. 평일 5일을 잘 지켜도 주말 2일에 다 돌아오면 총량은 그대로다.
- 음료를 세지 않는다. 라떼, 주스, 술은 대개 계산에서 빠진다.
- 잠이 부족하다. 수면이 짧으면 식욕 조절이 흔들린다. 식단만 붙잡고 잠을 놓치면 훨씬 힘들어진다.
정하고 나서 2주 뒤에 점검
어떤 방식을 고르든, 시작할 때 정할 게 하나 더 있다. 언제 점검할지다.
2주 정도 지키고 나서 이 세 가지를 본다.
- 체중이 실제로 움직였나 (7일 평균으로)
- 이 방식을 앞으로 몇 달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가
- 무너진 지점이 있다면 언제, 왜였나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하다. 무너진 지점이 반복된다면 그건 의지 문제가 아니라 그 방식이 내 생활과 안 맞는다는 신호다. 그때 방식을 바꾸는 건 실패가 아니라 조정이다.
어떤 방식이든 공통으로 챙길 것
- 단백질: 어느 방식을 쓰든 부족하면 근육이 빠진다.
- 식이섬유: 포만감과 배변 모두에 필요하다.
- 수분: 특히 탄수화물을 줄이는 초반에는 수분도 함께 빠진다.
- 지속 가능성: 한 달 하고 못 버틸 방식이면 애초에 고르지 않는 게 낫다.
지병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방식을 정하기 전에 담당 의사와 먼저 상의하는 게 순서다. 특히 혈당약이나 혈압약을 쓰는 경우, 식사 방식이 바뀌면 약의 작용도 함께 달라진다.